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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8월호 Vol.02 - 장석남


 

밀어(密語)

 

 장석남

 

 


팔월 한낮의 마당에 나와 서서

놋그릇 녹는 마당에 땀 훔치며 서서는

지나온 내 사랑이 이랬거니,

하이야니 말라 스러질 듯

마지막 울음을 쏟아내는 매미 울음을

우리 사랑은 닮아서

아무 보람도 바램도 없이

숨는 방법을

마침 지는 여름꽃의 밀어로

알 수는 있을런지 

 

 

 

 

 

 

 

장석남 시인 

1987《경향신문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가』『젖은 눈』『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꽃 밟을 일을 근심하다』『뺨에 서쪽을 빛내다』등이 있음.

정지용문학상, 편운문학상, 지훈상, 김달진문학상, 미당문학상 현대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