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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8월호 Vol.02 - 전기철



  

강가에 매인 배는 끄르륵거리고


전기철  

 

 

개 같은 날들을 끝낸 무지개를 바라보는데찢어지는 소리, 나무들이 떠나고 있는 건가벌나무, 백당나무, 금어초, 당단풍, 굴피가 헐떡이며 내는 남세스러운 부사어들, , , 하다가 느닷없이, , -, 그렇게, 웅숭깊이, 배에서 가슴에서 목에서 우는머릿속을 울리는 강이 보스락거려아닌 척 모르는 척 도저한 눈빛으로 떠 있는 무지개, 저 꿈쩍 않는 무언의 소리들새들은 숨고 돌들은 모두 바다로 가고, 누군가 힘겹게 아이를 낳고 있는 거야인생이 꼬이면 점만 늘어나, 냉장고를 울려봐, 파리가 윙윙거리네, 누가 내 욕을 하나봐창밖에서 토하는 저 소리, 유리 맛이 나는 액체를 마시는변기통에서는 유골이 헛소리를 뱉어내고, 아 아 저기야 저기 어둠 속을 헤집는 에------, 기괴하게 일그러진 목소리가 저음으로 풍경을 훑고 간다너무 일찍 죽은 사내의 목은 길다, --------, 무람없는 소리들이 색깔을 찾는다끈적끈적한 모퉁이에 뿌리 내린 나무들, 강을 따라 산을 오른다

파리가 피아노를 바느질하는 창 안이 헐떡인다. 오늘은 어제의 바깥이다.

 



 


전기철 시인

1988년  《심상》으로등단.

시집 『나비의 침묵 『풍경의 위독『아인슈타인의 달팽이『로깡땡의 일기』『누이의 방등이 있음.

2015년 현대불교문학상,  2019년 이상 시문학상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