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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호 Vol.35 - 박복영



 아우라지

 박복영






 찢어진 물소리 
 덧대고 길을 묻네

 숨찬 듯 굽이치며 온몸으로 내려선 길

 잦아든 물결 사이로
 결빙의 밤 얼비치네

 바닥을 구른 잔돌
 모진 마음 씻어낼 때
 
 햇빛의 번뜩임에 들춰보는 시름처럼

 아픔도 견디다 보면
 따듯한 아침 될까

 만났다 헤어지는
 세상의 셈법처럼

 물살은 보내는 아픔으로 길을 여네

 그리워 서성거리다
 어긋난 사랑처럼

 조바심에 달려 나온
 먹구름의 군말인 양

 물줄기 몸 비틀자 쏟아지는 물빛 여울

 마침내 아무는 상처
 첩첩한 봄날이네









  

 박복영 시인
 1997년《월간문학》등단. 2014년《경남신문》신춘문예 시조. 2015년《전북일보》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낙타와 밥그릇』외, 시조집『바깥의 마중』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