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라지
박복영
찢어진 물소리
덧대고 길을 묻네
숨찬 듯 굽이치며 온몸으로 내려선 길
잦아든 물결 사이로
결빙의 밤 얼비치네
바닥을 구른 잔돌
모진 마음 씻어낼 때
햇빛의 번뜩임에 들춰보는 시름처럼
아픔도 견디다 보면
따듯한 아침 될까
만났다 헤어지는
세상의 셈법처럼
물살은 보내는 아픔으로 길을 여네
그리워 서성거리다
어긋난 사랑처럼
조바심에 달려 나온
먹구름의 군말인 양
물줄기 몸 비틀자 쏟아지는 물빛 여울
마침내 아무는 상처
첩첩한 봄날이네
박복영 시인
1997년《월간문학》등단. 2014년《경남신문》신춘문예 시조. 2015년《전북일보》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낙타와 밥그릇』외, 시조집『바깥의 마중』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