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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호 Vol.35 - 함태숙



 캔버스를 뚫고 나가는 그녀

 함태숙






 질료는 입자인가 관념인가 질문은 전승됩니다 이것은 꽃이 아니고 속도가 아닐 테니까 
 형상에 지지해 줄 많은 손들이 실패를 반복해 줄 투명한 중독들이

 거친 동굴의 
 섬유질처럼

 형태를 잡고 있습니다 소재는 중요합니다 가연성 인지 형상 합금 신 미래인지
 표면에 반영된 시선의 정면성을 옹호합니다

 외부를 만드느라
 입술이 뾰족해지는 비 분절적 질문들

 노래를

 공허와 맞바꿀 수 있는지
 날개를 삭제한 가능성의 심연을 인상주의풍으로 옮기고 싶습니다만

 인터내셔널 코발트가 돌아옵니다
 신을 대행하여
 블루에 대한 하나의 의견으로

 동시대의 낯빛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는 겁니까
 동시대성이란 또 뭐란 말입니까
 관념인가요 입자인가요

 진흙처럼 밀려옵니다

 파국이 얼굴로

 돌아봅니다 센춰리의 여음이 닿는 곳까지

 감내하는 것입니다 당신의 물질성을 나의 사지에서 돋아나는 불가항력을









  

 함태숙 시인
 2002년《현대시》로 등단.
 시집『새들은 창천에서 죽다』『그대는 한 사람의 인류』『토성에서 생각하기』『가장 작은 신』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