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향기 1
-별의 별
이채민
불빛 한 점 없는 구릉지에서
수 만년을 이어 온 별의 별꼴을 낱낱이 엿보았네
별꼴에 취한 사람들 여기서 저기서 쓰러졌네
기록되지 않은 유언들과
더 하고 뺄 수 없는
유목의 첫, 첫, 첫, 첫이 와르르 안겨왔네
숨이 멎을 것 같은
현란하고 문란한 밤하늘의 행적을
생의 절반을 소진하고 이제야 만나네
나 이제, 눈 하나쯤 멀어도 괜찮겠네
이채민 시인
2004년《미네르바》로 등단.
시집『까마득한 연인들』『빛의 뿌리』외 3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