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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호 Vol.32 - 서종현



 험프티 덤프티

  서종현






 두개골 둥지에서 태어난 이름은 험프티 덤프티 아무도 품지 않은 알의 알 알의 알의 전설은 언젠가 시체를 삼키는 자가 될 인간에게 찾아간다는 전언 험프티덤프티는 경박하게 걷는다 연체식물 팔다리를 길게 휘두르며

언젠가 험프티 시체를 덤프티

 인간의 수명을 저울로 잴 수 있을까 성장과 노화의 무게가 같아지는 눈금을 찾기 위해서라면 태어나기 전과 죽은 후의 고깃덩이를 양쪽에 매다는 수밖에

 험프티덤프티는 험프티덤프티를 깨고 나온 험프티덤프티 여기저기 험프티덤프티 껍질이 붙어있는 험프티덤프티의 험프티덤프티는 불안하게 걷는다 하나밖에 없는 외눈을 굴리듯이 굴리며

시체를 험프티 삼키는 덤프티

 아직은 어린 험프티덤프티 아직은 어린 습성이 무언가를 입에 넣는 거라면 입에 넣는 무언가가 시체일 때 찾는 험프티덤프티 험프티덤프티가 찾는 시체가 입에 들어가면 시체를 삼키는 자를 찾게 되는 험프티덤프티 여기저기 험프티덤프티 껍질을 흘리며 걷는 험프티험프티 덤프티덤프티

삼키는 험프티 언젠가 덤프티

 언젠가 삼키거나 언젠가를 삼키거나 험프티덤프티는 시끄럽게 걷는다 입꼬리와 입꼬리가 이어진 입을 게걸스럽게 벌리며 삼킬 것을 찾는 험프티덤프티 시체를 삼키는 자 혹은 시체를 삼킬 자는 험프티덤프티의 이빨에 씹히거나 아니면 씹힐거나 험프티덤프티는 시체를 삼키는 자가 시체를 삼킬 때까지 모든 것을 삼키며 황급히 걷는다 불분명한 몸의 경계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험프티 덤프티 험프티 덤프티

 아무것도 품지 않은 험프티 덤프티는 모든 것을 품는 험프티덤프티 험프티 덤프티의 전설은 시체를 삼키는 자가 될 인간에게 찾아간다는 전언 두개골 둥지에서 다시 태어날 험프티덤프티의 험프티덤프티의 험프티 덤프티









  
 
  서종현 시인
  2020년 현대시학》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