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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호 Vol.32 - 송승언



 삼촌이 나무하러 가던 숲

 송승언






 삼촌이 나무하러 가던 숲에
 삼촌 떠난 뒤 나무 보러 들어간다

 삼촌은 나무 패서 뒷간 옆에 한가득 쌓아두곤 했었다
 다 태우지도 못할 만큼 많이―그리고 
 그 옆에서 닭을 죽이고
 토끼를 죽이고 멧돼지를 죽이고
 몸을 가진 많은 것들을 그리고
 몸을 갖지 못한 많은 것들을 죽였다

 삼촌이 떠난 뒤에는 닭 토끼 멧돼지 없다
 삼촌 영혼 없다

 나무 없고 나무하는 사람 더는 없다
 (인구는 소멸되고 있어)










  

 송승언 시인
 2011년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철과 오크』『사랑과 교육』, 
산문집『직업 전선』『덕후 일기』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