싶어
김송포
가장 쉽게 접근해 다가설 수 있는 유일한 말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슬픔의 표현
나는 너를 너는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은 오직
싶어
이 말 전에 올 수 있는 수많은 보조 관념들은
공중에 뜬 물방울 같은 것
온도에 따라 흘러내릴 수 있는 모호한 선택일
뿐
사흘 만에 블랙홀에 빠질 수 있다는 우주적 거리
는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생각
을
수백 년의 거리가 있어도 지구가
바다를 넘어설 수 없다는 걸 알면
서
울어도 웃어도 소용없는 일
아니라고 고개를 저어
도
오로지 그 말에 진심을 다하지
헤엄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것은
발을 구르는 자만 알 수 있지
어쩌자고 어려운 질문을 하는 지
고래에게 물어 보렴
김송포 시인
2013년 《시문학》으로 등단.
시집 『우리의 소통은 로큰 롤』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