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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2023년 7월호 Vol.25 - 김형술
작성일 : 2023-06-30 20:34:12
이름 :
man
풍경의 감정
김형술
푸른 수국 그늘 아래
개 한 마리 숨어있다
목줄을 채워 가두려
평생을 좇아 다닌
늘 풍문으로만 안부를 듣던
떠도는 목숨
저것은 헛것
늙지도 않는 헛것이라고
황급히 흐린 차창을 닦아보지만
버스가 건널목에 멈출 때마다
비를 거느려 만개하는
수국 행렬 일어서고
나를 지나쳐
무덤덤 내 너머를 바라보는 눈
나를 따라온다
버스보다 먼저 달려가
정류소를 꾸려 놓고 나를 기다리는
비와 수국과 개의 풍경
아무리 멀리 달려 나가도
늘 똑같은 풍경
종일 온종일
집은 도착하지 않는다.
김형술
시인
1992년 《현대문학》
으로
등단.
시집 『사이키, 사이키델릭』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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