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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호 Vol.20 - 송민규



 반동의 방아쇠와 강철 망치질

  송민규






 휘어진 못은 방아쇠다 손가락처럼 꽃을 걸 수 있다 땅! 피가 번지듯이 벽에서 피어나는 꽃

 어떤 꽃의 무게가 가하는 압력은 격발에 필요한 최소압력과 비슷하고
 꽃이 꽃잎을 떨어뜨리는 일은 방아쇠 같은 못을 당기지 않으려는 자살이고

 과거를 벽에 박으려고 못을 두드리면 미래가 휘어지거나 망치 머리처럼 튀어나왔다

 이마를 부여잡고 조정간 안전장치를 찾으려 벽을 더듬다가 잠든 날
 꽃잎이 싱싱하면 오발 나기 좋지 땅땅! 반동으로 벽이 밀려나면 문이다

 문틈으로 귀먹은 태양이 들어와 오늘의 꽃잎을 방바닥 가득 쏟아놓고










 송민규 시인

 2014년《서정시학》으로 등단.

시집 『다트와 주사위』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