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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호 Vol.19 - 서안나



 반태양경배 자세 

  서안나






 반태양경배 자세를 하면
 누군가 내 별을 훔쳐간다

 허리를 숙이고 
 바닥을 경배할 때
 내 발끝에 사는 신을 영접하는 것
 초근목피하며 
 머리 검은 짐승은 식물처럼 고요해지지

 상심은 왜 시계 방향일까
 밤은 밤의 마음을 적시고
 백 년 동안 울었던 귀를 씻으면
 외로운 것들은 현묘하여
 감정은 열두 개의 머리를 죽여도 죽지 않고

 운문적 인간은 사람과 개를 버릴 권리가 없으니
 보름날은 한 번 더 나무를 열어 본다










 서안나 시인

 1990년 《문학과비평》으로 등단. 

 시집 『푸른 수첩을 찢다』『플롯 속의 그녀들』『립스틱발달사』『새를 심었습니다』, 동시집 『엄마는 외계인』,

 평론집 『현대시와 속도의 사유』, 연구서 『현대시의 상상력과 감각』, 편저『정의홍선집 1ㆍ2』『전숙희 수필선집』 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