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치
박찬세
통증에 자다 깨 이를 뽑는다
이번 달에만 두 개
거울 앞에 앉아 명주실로 이를 묶고
어린아이와 마주 앉는다
술과 함께 이를 갈며 버티던 시간들
못 이기고 흔들리던 날들
찔끔찔끔 흘러나오는 핏물이 하얀 실로 스며든다
거울 속 아이가 실을 움켜쥐고 머뭇거린다
내 것인 줄 알았던 것들
아무것도 아닌 것들
흔들릴수록 아프게 하는 것들
탕! 하고 바닥을 치면 사라질 것들
이를 악물고
탕! 주먹으로 바닥을 친다
또 하나의 어둠을 입 안에 가둔다
박찬세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