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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호 Vol.18 -양균원



 목탁귀 

  양균원






 돌은 모로 눕는다
 예도 아니고 저도 아닌 어디론가 
 등지고 마주하는 어딘가
 다시 그 이후로 돌아눕는다
 그러다 꿈쩍없이 구른다
 백년을 박혀서 천년을 구른다
 모래시계에 갇히는 때가 있으나
 저녁 무렵 금모래는
 바다를 들어 올리고 있다
 구석진 곳 어딘들 뿌리박혀 있으나
 가두리 없는 산야를 횡단하고 있다
 멈춰 선 돌은 없다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있는 그 자리에서 
 감내할 수 없는 자전의 진동으로
 멸종의 꼬리뼈에게
 불립의 사투리에게
 다가가라 명한다
 똑똑, 그래도 열리지 않을 것을 아는 까닭에
 아무 내색 없이 곁에 내리박혀
 백년을 두드린다
 천년을 구른다











 양균원 시인

 1981년광주일보》, 2004년서정시학으로 등단. 

 시집 허공에 줄을 긋다딱따구리에게는 두통이 없다집밥의 왕자』,

 연구서1990년대 미국시의 경향욕망의 고삐를 늦추다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