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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호 Vol.18 - 고영민



 남의 이야기

  고영민





 주말 저녁 무렵
 아내가 내민 음식물쓰레기통을 비우려
 밖에 나왔는데
 아파트 옆동 쪽으로 걸어가는
 한 할머니의 뒷모습에 깜짝 놀랐다
 영락없는 내 어머니였다
 돌아가신 지 3년 된 어머니가 다른 모습으로 
 아직 이승에 살고 계신 건 아닐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으로 
 한동안 쳐다보았다

 어제 퇴근길 
 사내아이가 아빠, 하고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딸만 둘인 내가 
 모르는 사내아이의 아빠, 하고 부르는 소리에
 왜 돌아보았을까










 고영민 시인

 2002년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악어공손한 손사슴공원에서구구봄의 정치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