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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호 Vol.09 - 박철웅



그쟈

 

박철웅

 

 


헤이 헤이 눈썹을 움직여봐
찰랑찰랑 눈꺼풀을 움직여 봐
봐! 봐!
바보처럼 웃어 봐
파도처럼 일렁이는 심장의 고동 소리 들어 봐
눈물이 글썽
웃음이 글썽
소주 한 잔 들이켜 봐
입술 한 잔 마셔 봐
봐! 봐!
가까이 와 봐
나를 한 번 안아 봐
봐! 봐! 한 잔의 술잔처럼 들이켜 봐
솜사탕처럼 녹아버리고 싶어
시퍼! 시퍼! 씹혀! 씨이펴!
웃어 봐 우서 봐 우스워 봐 눈물이 되어
목 달아난 국화처럼 웃어 봐
술잔 속에
비웃음이 눈물이 될 때까지
너는
스쳐 가다가 휘날리는 물안개
아니 아니 아니 아무것도 아닌 거야
헤이 헤이 웃어 봐
휘날리는 웃음
풍선이잖아 그쟈!

 

 

 

 

박철웅 시인

2012년《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거울은 굴비를 비굴이라 읽는다』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