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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호 Vol.08 - 임곤택


비의 친구들

 

임곤택

 

 


너는 어디에 뿌려졌을까

 

비 온다
준비가 아직 안 됐다고 쓴다
그게 첫 줄이었다

 

사원에서 사온 남방의 향은
검은 곽에 담겨 삼 년을 지냈다
너에게 바쳐야 한다

 

지붕은, 지붕 위를 흐르는 것에게
의식意識은 담배연기와 검은 폐에게

 

세상의 모든 제자들이 사랑을 이해하는 날

 

술 한 잔 부어주는 손으로
왜 안 와, 묻는 심정으로

 

 

 
 


임곤택 시인

2004년《불교신문》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지상의 하루』『너는 나와 모르는 저녁』『죄 없이 다음 없이』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