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호 Vol.08 - 김유석

새드 카페 sad cafe

 김유석

비가 내리죠.

겨울에서 겨울로, 기다리지 않거나 서두르지 않는 십일월

누구든 들러가고 누구든 지나치는 길모퉁이
그 카페가 있는 줄 몰랐어요.

차가운 빗방울이 들여다보는 안

눈이 내린다 했던가요, 거긴
난로가 놓였나요. 끓거나 날릴 수 있다면

이 비도 안개처럼 자욱할지 모르죠

안과 밖의 차이,
쓸쓸한 건 마찬가질 걸요?

슬픔은 뒤집어도 변하지 않으니까

모두 우울해요, 우린 늘
내 것 보다 내 것 아닌 것들에 충실했거든요.

열려있거나 닫혀 있는        
그 앞 서성거리지 말아요

그러다 또, 그냥 지나쳐버릴 거잖아요.

김유석 시인

1989년《전북일보》, 1990년《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2013년 《조선일보》신춘문예 동시 당선.
시집 『붉음이 제 몸을 휜다』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