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악플러
이우디
낯빛을 웅크린 채 나는 거만하다
그럴듯한 퍼포먼스와
붉은 콘텐츠 옆 설왕설래하는 설렘과 질주하는 미완의 푸른 말
어젯밤에 먹은 번데기가 변태한다
비상하는 웃음소리
맹목적으로 나쁜 말 예뻐하거나 원칙을 초월하거나
약속 없이 죽음을 선주문한다
심장이 상한 낙엽의 방은 이유가 많기도 하지
미안해야 마땅할 불온한 쓰레기 우르르 쏟아버리지
그보다 죽이고 싶은 잡초를 수거하듯 당신 언제까지 그 많은 불법을 세일하듯 해치우려는지
진창에 빠진 하늘이 허우적댄다
질서와 무질서 사이 허공을 흐르는 밤빛 호흡 한 점
남은 말에 박차를 가한다
저승사자의 다소곳한 확신처럼
명부가 도착하지 않은 말은 막을 수 있다지만
신의 착각 실수라서 그 실수 간혹 기적이 되기도 한다지만
도망가는 젖은 눈
아직 부름을 받지 못한 이유로 이 장면은 당신을 버린다
세상을 망친 세상 또 급발진하지만
나는 안다
신이 놓친 당신의 불행은 풀죽은 풀들의 꿈
다른 행운은 더 이상 없다는 것을
이우디 시인
2014년《영주일보》신춘문예, 《시조시학》시조 등단.
2019년《문학청춘》시, 2019년《한국동시조》당선.
시조집『썩을,』『튤립의 갈피마다 고백이』,『강물에 입술 한 잔』.
시집『수식은 잊어요』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