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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호 Vol.36 - 김추인



 비밀을 벗는 우주
 -homo duplex* 

 김추인






 머나먼 과거들을 우러러본다
 하늘 가득 빛나는 수억만 개의 과거가
 수억만 개의 빛으로 내게 닿는다

 우주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빅뱅?
 그 1초 전 우주는? 혼돈?
 독수리 성운 속 창조의 기둥에선 날마다
 별들이 태어난다는데
 우주 신비를 제임스망원경이 깨부순다는 거 아니?
  
 태양까지의 거리는 1광년,
 그대가 보는 태양은 1년 전의 태양인 것
 1년 전 햇살이 파동으로 달려와
 그대의 어깨 위에 입자로 내려앉아 있네
  (뭐야 파동이다가 입자라니 박쥐야)

 겨울 어깨가 따사롭겠네
 1년을 달려온 열기가 식지도 않고 그댈 덥히다니

 내가 그대를 본 것도 0.8초 전,
 과거의 일이네 
 우리는 즉각의 지금을 볼 수 없으니
 내 시선, 그대의 입술에 닿았다 돌아오는 
 거리가 있으니


 
 *호모 듀플렉스:이중적 인간









  

 김추인 시인
 1986년《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모든하루는 낯설다』『해일』『자코메티의 긴 다리들에게』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