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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호 Vol.01 - 이병교

   

발자취 없는 말의 길을 찾아서

 

 

 

 

 

   맹하의 삼복더위와 인심이 흉흉하다는 말이 실감 나는 시절입니다.

   이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얘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될 것입니다. 가르침이라고, 비판이라고 제시하는 말들은 또 다른 혼란을 야기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때에는 선문답이 제격일 것입니다.

   말이 너무 많은 세상입니다. 누군가 한마디 하면 수많은 말들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그 말속에는 한 마디의 진실도 들어 있지 않아 검불처럼 날릴 것입니다.  그것은 달마가 서쪽에서 온 까닭이 무엇이냐고 묻는 것처럼 캐물어 알려고 하는 그 생각이 잘못되었기 때문입니다. 말속에서 진실을 찾을 수는 없습니다. 말은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분열시킵니다.

   우리는 말의 위기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이 위기의 말들이 횡행하는 시대에 말 없는 말, 침묵의 말을 찾으려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가 곧 시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에 <님 Nim>을 발간하는 취지도 이 때문입니다.

   말 없는 말을 찾아, 말 이전의 길을 찾으려는 데에 있습니다. 그것은 곧 시의 길입니다.

   너무 말이 길어졌습니다. 모쪼록 많은 시인에게 <님 Nim>이라는 공간을 제공하여 올바른 말의 길에서 본래의 법성法性이 저절로 나타나기를 바랍니다. 될 수 있는 한 많은 시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님 Nim>을 개방하려고 합니다. 우리 시대의 새로운 말길이 열릴 수 있도록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더욱더 많은 투고를 바랍니다.

 

 

  2021. 07 

  발행인 이병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