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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을 엄마라고 부를 때 / 안차애 시집

 

  

     

  

『초록을 엄마라고 부를 때』 

  안차애 시집 

   2022년 4월 3일 발간/(주)천년의시작

 

 

[출판사 서평]

  2002부산일보신춘문예로 등단해 시집 불꽃나무 한 그루』 『치명적 그늘등을 상재한 안차애 시인의 새 시집 초록을 엄마라고 부를 때가 시작시인선 0417번으로 출간되었다.

  안차애 시인은 보이지 않는 행간, 이항 대립의 사이 혹은 너머에 비대칭으로 존재하는, 그러나 근접할 수 없는 것들호출하며 이항 대립의 풍경너머에 도사리고 있는 보이지 않는 것들”(해설)을 끊임없이 소환한다.

  해설을 쓴 오민석(문학평론가)그녀가 주목하는 것은 대립물이 이루는 뼈대(구조)가 아니라, 사이를 이루는 성분이며, 대립물들 사이에,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는, 근접할 수도, 범주화할 수도 없는 공간대립물들의 행간에 존재하는 깊은 무덤, ‘의 수수께끼들’”을 주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안차애 시인은 명시성 너머의 비명시성, 가시성 너머의 비가시성, 결정성 너머의 비결정성의 세계를 계속 건드리는데, “사유란 어떤 결정된 것 앞에서도 멈추지 않는 것이며 현전하는 모든 사유에 대한 영속적인 중성화’”라는 모리스 블랑쇼(M. Blanchot)의 말을 인용하며, “가시적 이항 대립의 선명성을 신뢰하지 않는 안차애 시인의 대립각들의 빛나는 태양 뒤에 숨겨져 있는 혼란과 무한 생성의 어두움을 읽어 내는 시편들이 대립각들의 사이와 행간에서 피어나는 꽃들과 같다고 평한다.

 

 

[추천사]

  안차애 시인은 명시적 대립각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행간을 응시한다. 시인의 시들에 등장하는 무수한 사이들은 이런 점에서 행간이기도 하다. 그녀를 행간에서 유령을 읽어 내는 시인이라 불러도 좋다.

  시인은 명시성 너머의 비명시성, 가시성 너머의 비가시성, 결정성 너머의 비결정성의 세계를 계속 건드린다. 모리스 블랑쇼M. Blanchot에 따르면, 사유란 어떤 결정된 것 앞에서도 멈추지 않는 것이며 현전하는 모든 사유에 대한 영속적인 중성화이다. 안차애는 가시적 이항 대립의 선명성을 신뢰하지 않는다. 그녀는 대립각들의 빛나는 태양 뒤에 숨겨져 있는 혼란과 무한 생성의 어두움을 읽어 낸다. 그녀의 시들은 대립각들의 사이와 행간에서 피어나는 꽃들이다.

-오민석  (시인, 문학평론가 ) 해설 중에서

 

 

[시인의 말]

색깔에 들어 쉴 때가 많다

 

새싹샐러드 접시 같은 책 몇 권과

빨간 오미자소주 같은 몇몇 사람들이

젖은 모퉁이를 지켜 주었다

 

슬픔이나 적막이 되는

검정이나 흰색의 약방문도 괜찮았다

 

흙빛 바닥이 열릴 때

그 안에 들어가서 먹는다, 운다

가장 크게 숨 쉰다

 

 

 [시집 속의 시 한 편]


 초록을 엄마라고 부를 때

 

 

 초록 초록한 것들을 보면 엄마라고 부르고 싶다

 

 초록은 뜯어 먹고 싶고

 초록은 부비부비 입 맞추고 싶고

 초록은 바람과 그늘을 불러 모으고,

 

 슈펭글러(Spengler, R. Ostwald)는 초록을 가톨릭의 색이라고 했으니, 마리아

 엄마, 눈물과 머리카락으로 다시 발을 씻어 주세요

 

 초록은 도착하자마자 휘발하기 시작하고

 어느새 모르는 색상표가 나를 둘러싼다

 

 어떤 색을 흐느꼈던 감각은 남고 지문은 사라졌으니

 초록의 냄새 초록의 데시벨 초록의,

 젖가슴을 찾아 주세요

 

 물색이 번지면 뒷걸음질 치는 초록의 불안

 기억이 오류를 견디듯 초록은 제 무게가 힘에 겨웠을까

 다가가면 벌써 흐려지거나 독해지는 초록이라는 기호

 

 묽어지는 색처럼 증발하는 중인가요, 마리아

 바닥이 없는 아래로 떨어지는 중인가요

 

 초록이 빠진 것뿐인데

 모든 색들이 무너지고 있잖아

 초록이 빠진 구멍이 엄마, 엄마 부르며

 나를 쫓아오고 있잖아

 

 감춘 입들을 쏟아 내며, 내내

 


 안차애

 2002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등단

 대학과 대학원에서 국어교육 전공.

 시집 불꽃나무 한 그루』 『치명적 그늘』 『초록을 엄마라고 부를 때,  교육 도서 시인 되는 11가지 놀이』 등이 있음.

 2014년 세종우수도서 선정.  문예진흥기금, 문화재단기금 다수 수혜.

 한국시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