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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호 Vol.40 - 마윤지



 
 보름

 마윤지





 내일이야
 왼쪽에 누운 반달가슴곰이 말했다

 열 살이 되는 거야
 오른쪽에 엎드린 반달가슴곰이 말했다

 우리 손 그림자놀이 하자
 내가 울면서 말했다

 이것 봐 달팽이
 오므려서 꽃게
 전혀 다른 강아지

 깊은 숲에서 
 깊은 숲의 철창에서
 곰들의 갈비뼈를 쓸어 주었다

 잠든 밤 뒤로 
 내가 숲을 나간다

 얼굴에 노란 포대를 뒤집어쓴 곰들이
 능선 위에 손을 잡고 서 있다
 그림자놀이다

 이것 봐 보름달
 가슴이 영원토록 반달인 보름달
 땅을 밟은 보름달

 새하얗게 환해요 
 눈이 먼 지 오래예요

 달이 
 나의 두 발을 붙잡고 말했다

 숲이 나에게 섞이지 않았다










  

 마윤지 시인
 2022년《파란》으로 등단.
 시집『개구리극장』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