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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호 Vol.39-강정숙



 
 춤

 강정숙





 겨울 강변 눈송이들 군무가 절정이다
 배경이 된 가로등 그 아래가 어둑한데
 뭉쳤다 흩어지는 몸 가볍고 날렵하다

 아름다운 착지는 발끝에서 오는 것

 발가락을 감싸줄 신발을 갖고 싶어

 두 발을 버리고라도 더 오래 추고 싶어

 격렬하게 휘몰아친 춤사위가 끝나자
 꽃가루 닮은 몸들 강물에 뛰어든다

 단 한 번 
 춤추기 위해
 일생을 
 다 
 버렸다










  

 강정숙 시인
 2002년《중앙일보》신인문학상으로 등단.
 시집『환한 봄날의 장례식』, 시조집『천개의 귀』『아직은 조금 오래 그리워해도 좋을』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