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강정숙
겨울 강변 눈송이들 군무가 절정이다
배경이 된 가로등 그 아래가 어둑한데
뭉쳤다 흩어지는 몸 가볍고 날렵하다
아름다운 착지는 발끝에서 오는 것
발가락을 감싸줄 신발을 갖고 싶어
두 발을 버리고라도 더 오래 추고 싶어
격렬하게 휘몰아친 춤사위가 끝나자
꽃가루 닮은 몸들 강물에 뛰어든다
단 한 번
춤추기 위해
일생을
다
버렸다
강정숙 시인
2002년《중앙일보》신인문학상으로 등단.
시집『환한 봄날의 장례식』, 시조집『천개의 귀』『아직은 조금 오래 그리워해도 좋을』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