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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호 Vol.38-안윤자



 
 천체의 집

 안윤자 





 여긴
 물의 벼랑길
 바다로 문이 열린 오두막 하나

 먹구름 떼 몰려오면
 하늘과 바다의 몸이 포개지는
 천체의 집

 한낮이 숨긴 별들의 꿈이
 등대지기의 낮은 노래로 떠돈다

 가장 밝은 한낮이 가장 검은 하늘을 깊이 숨기듯
 제일 환한 네 웃음이 가장 큰 울음을 깨물고 있었다는 걸,
 이제는 안다

 오월이 숨긴 사월의 초록이
 새벽별 빛으로 온다

 세상에서 제일 순한 길.
 네 눈빛을 밟고 온다

 파도 소리가 문을 열고
 별빛이 문을 닫는 그 오랜 집 










  

 안윤자  시인
 1991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무명 시인에게』,  수필집『벨라뎃다의 노래』『사대문 밖 마을』『연인 사중주』 외,
 역사장편소설『구름재의 집』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