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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호 Vol.37-선안영



 
 감자와 어둠

 선안영





 어둠 속에 두어야 잘 썩지 않는다고
 허드레 창고에다 까맣게 넣어두었던

 상자의 옆구리를 찢고
 터져 나온 알감자

 섣부른 꿈들은 헛될 뿐 맹독이라고
 새움은 얼음 들어 녹는 뿔이 될 거라고

 끝없는 금지뿐이어서
 슬픔은 시작되고

 불끈 쥔 주먹들이 천불이야 만불이야
 어둠 속에 그을린 돌멩이 불상인가

 초록 숨 드릴처럼 날 세워
 묵은 밤을 허문다









  

 선안영 시인
 2003년《경향신문》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초록 몽유』『목이 긴 꽃병』『거듭 나, 당신께 살러갑니다』『저리 어여쁜 아홉 꼬리나 주시지』 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