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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호 Vol.04 - 이병교



그림자




  엄마, 나쁜 사람은 없어요 엄마의 눈이 쟁반처럼 커다래진다 하나씩 가위표 치다 보면 혼자남게 되요 엄마의 눈은 더 커져서 하늘로 붕 뜬다 그렇게 놀랄 필요 없어요 제가 마음이 약하다고요 맘이 어딨어요 개나 물어가라고 해요 씨근덕거리는 숨이 훅 끼쳐 온다 자신을 거두지 마요 울타리 치지 말아요 울타리는 바보나 치는 거예요 어제가 그제가 되고 다시 그끄저깨가 되잖아요 엄마는 여기에도 있고 거울 속에도 있고 지구 밖에도 있어요 나는 엄마 아들이기도 하지만 다른 여자의 아빠이기도 하거든요 눈꺼풀 하나만 벗겨도 나는 딴 사람이 되요 엄마, 그림자 진 쪽으로 고개를 돌려 봐요 거기, 거기에 다른 엄마가 있어요

 

 

 

 

2021. 10

이병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