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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호 Vol.30 - 진영심



 식탁은 야누스이다

  진영심






 식탁은 내내
 감옥에 갇힌 자의 발목으로 서 있다 
 때가 되면 움직인다 하루 분 식량을 위해 수십 개의 그릇 무게를 
 통과하고 있다

 간수들이 속삭인다 햇빛 쬐려 나오는 운동시간이라고

 매일매일의 위로이고 
 파먹히는 식욕이고 즐거운 포만이기도 한
 
 공을 
 발로 차서 띄운다 
 끝없는 공복을 담아 금의 벌룬을 띄운다 
 공의 길을 만든다 

 그 길에 들어서야 
 배추와 생선은 소금에 절여지고 
 썩지 않는 육체가 자란다

 그러나 발목은 황소를 닮아 날카롭게 휘어서 
 바람 달리는 평원을, 잠들지 않는 고원을 달린다 
 이야기하는 공과 
 함께 도달할 곳을 찾는다

 표정을 짓는 공은 
 세상 밖에 두고 온 마음
 투우하는 여자들이 공중에 던지는 검

 둥글게 계속 튕겨 나가서 
 닿게 될 유리알 유희의 세계 

 더, 더 많은 자신으로 박히며
 가슴이 철렁이도록 투명해질 때
 목숨은 뛰논다 죄가 없어진다

 정지와 정지 사이에 있는 장애물 넘기이다, 식탁은


 








 진영심 시인
 2019년《시현실》로 등단. 시집『생각하는 구름으로 떠오르기』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