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
홍대욱
백 년에 한 사람 나올까 말까,
칼의 전사
세파와 광풍
열 길 물속을 거스른
사람 마음에 꺾인 날갯죽지
그대가 있는 풍경엔
테네시 왈츠*가 흘러요
낱말들, 잔다르크, 탐욕, 욕정
방구석에 숨이 죽은 이불 한 채
아름답고 아스라하고
추악하고 아름답고
삶의 만화경 속에서
알록달록 반짝이고
베여서 피 흘리고
그 옛날 파펜하임* 동화 같은
슬프고 아프고
뼈저리고 더럽혀진
칼날 섬광 같은 행복이여 안녕
칼자루 쥐어도 불행한
여자의 삶이여 안녕
사랑이여 부디
골동품 칼처럼 무뎌지기를
* 페티 페이지의 노래(1948)
* 독일의 동화 작가. 신경증 환자로서 상상임신에 의한 자신의 아기에게 들려주기 위해 쓴 동화가 걸작으로 남아 있다.
홍대욱 시인
2019년 월간《시SEE》로 등단.
시집『세상에 없는 노래를 위한 가사집』『도대체, 대책 없는 낭만』『인문 오디세이아』,
손바닥소설집 『밤의 작품』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