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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호 Vol.32 - 홍대욱



 남현희

  홍대욱






 백 년에 한 사람 나올까 말까,
 칼의 전사
 세파와 광풍
 열 길 물속을 거스른
 사람 마음에 꺾인 날갯죽지
 그대가 있는 풍경엔
 테네시 왈츠*가 흘러요
 낱말들, 잔다르크, 탐욕, 욕정
 방구석에 숨이 죽은 이불 한 채
 아름답고 아스라하고
 추악하고 아름답고
 삶의 만화경 속에서
 알록달록 반짝이고
 베여서 피 흘리고
 그 옛날 파펜하임* 동화 같은
 슬프고 아프고 
 뼈저리고 더럽혀진
 칼날 섬광 같은 행복이여 안녕
 칼자루 쥐어도 불행한
 여자의 삶이여 안녕
 사랑이여 부디
 골동품 칼처럼 무뎌지기를
 



 * 페티 페이지의 노래(1948)
 * 독일의 동화 작가. 신경증 환자로서 상상임신에 의한 자신의 아기에게 들려주기 위해 쓴 동화가 걸작으로 남아 있다.










  

 홍대욱 시인
 2019년 월간《시SEE》로 등단. 
 시집『세상에 없는 노래를 위한 가사집』『도대체, 대책 없는 낭만』『인문 오디세이아』,
 손바닥소설집 『밤의 작품』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