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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지막 비 문태준 새벽에 내리는 비가 올해 마지막 비가 되겠지 문태준 시인 1994년 《문예중앙》으로 등단. 소월시문학상, 노작문학상, 애지문학상, 서정시학작품상, 목월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
얘기 좀 더 해봐요, 비여, 얘기 좀 더 해봐요, 저음(低音)의 비여,
비는 하귤나무에 은목서에 양하 마른 잎에 층계를 오르내리며 내리고
일어나려는 세계를 잠 속으로 나른하게 더 갈앉히네
이 비 그치면 소식이 오지 않을 사람을 기다리며 나는 홀로 새벽을 맞겠지
먼 데 있는 사람아, 사람아,
간혹 눈은 내려 쌓여 나의 고립과 검은 땅과 불 꺼진 뿌리와 내 푸른 기억을 덮겠지
시집 『수런거리는 뒤란』 『맨발』 『가재미』 『그늘의 발달』 『먼 곳』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 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