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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호 Vol.06 - 김완




  

타인들의 집

 

김 완

 


 독립영화관에서 상영 중인 조지아 영화
「House of Others」를 관람했다
남이 살았던 집에 살기 위해 이사 온 사람들
옛 주인들의 체취가 그대로 남아 있는 집
이웃은 선택할 수 없다는 말 이유가 없다
타인들의 집에 사는 이웃을 관음한다
당신이 찾고 있는 것을 그들도 찾고 있다
전쟁은 끝났지만 지울 수 없는 상흔을 남긴다
두 가족의 과거와 현재가 오버랩된다
타인의 정원에 뿌리 내리려는 삶
세상은 공짜가 없는 법 아픈 대가가 따른다
고독와 우울 텅 빈 가슴속 비바람 소리
죽은 이웃 사람들의 영혼이 빈 마을을 떠돈다
되새 떼 날갯짓 소리가 화면 가득 차 오른다
엔딩 자막 직전 엇갈리게 배열된 숫자처럼
인생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지도 모른다

 

 


 

김완 시인

2009년《시와시학》으로 등단.
시집 『그리운 풍경에는 원근법이 없다』, 『너덜겅 편지』, 『바닷속에는 별들이 산다』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