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의 집
안윤자
여긴
물의 벼랑길
바다로 문이 열린 오두막 하나
먹구름 떼 몰려오면
하늘과 바다의 몸이 포개지는
천체의 집
한낮이 숨긴 별들의 꿈이
등대지기의 낮은 노래로 떠돈다
가장 밝은 한낮이 가장 검은 하늘을 깊이 숨기듯
제일 환한 네 웃음이 가장 큰 울음을 깨물고 있었다는 걸,
이제는 안다
오월이 숨긴 사월의 초록이
새벽별 빛으로 온다
세상에서 제일 순한 길.
네 눈빛을 밟고 온다
파도 소리가 문을 열고
별빛이 문을 닫는 그 오랜 집
안윤자 시인
1991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무명 시인에게』, 수필집『벨라뎃다의 노래』『사대문 밖 마을』『연인 사중주』 외,
역사장편소설『구름재의 집』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