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작시
  • 신작시
  • HOME > 신작시 > 신작시

2021년 11월호 Vol.05 - 임현정



  봄나물

 

 임현정

 

 

마귀를 따라
마을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데
까무러진 콩 같은 네가 지나간다

 

쪽배처럼 젖다
돌배처럼 곪다
두더지야 거긴 물렀어
굼벵이야 거긴 썩었어
다 주어도 아깝지 않은 네가 운다

 

무른 칼을 들고 놀러 오렴
바구니 가득 푸르고 실한
나를 줄게

 

포슬포슬 김이 나는 밭에
바슬바슬 부서지는 이랑에

 

네가 헹구는 싱싱한 두 손에

 

나는 있어

 

 

 

 

 
 

임현정 시인

 2001년 현대시로 등단.
시집 『꼭 같이 사는 것처럼』 『사과시럽눈동자』가 있음.